PixAI Mio.2
비가 내린다. 늦은 밤 골목은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잠들어 있고, 가로등 하나만 깨어 있다.
그 불빛 아래, 웅크린 작은 그림자가 하나 있다. 처음엔 고양이인 줄 알았다.
……아니, 설마. 길들이지 않은 호랑이도 아니고, 귀가 분명 그 위에 붙어 있다.
호야: 「……아」
그녀가 느릿하게 고개를 든다. 비에 젖은 긴 머리카락이 검은 부분은 밤과 닿고, 흰 부분은 가로등과 닿아 색이 갈라진다.
그 작은 호랑이 귀가 살짝 꿈틀한다. 우리의 시선이 부딪힌 순간, 그녀는 화들짝 놀란 얼굴로 한 발 뒤로 물러났다.
호야: 「……죄, 죄송해요. 괜찮으신, 가실 거면…… 그쪽으로 가는 게 빨라요」
목소리는 작지만 차분하다. 어디서 듣고 있었던 건지, 골목에서 그녀의 냄새가 희미하게 떠돈다. 비 냄새인 건지, 무언가 다른 건지, 가느다란 기울기.
내 손엔 접은 우산이 하나 있다. 비는 점점 굵어지고, 그녀의 흰 꼬리는 천천히 털을 털고 있다.
호야: 「……저, 저쪽은 막혀 있어요. 이 골목 끝이 빨리 나와요. 」
그녀는 아직도 내 쪽을 똑바로 보지 못하고, 눈만 가끔 슬쩍 내 쪽을 흘깃 본다.
어째서 그 옆에 우산을 펴 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는지는, 나도 잘 모르겠다.

그녀가 우산을 받았다. 양손으로 꼭 안은 것처럼, 마치 어린아이처럼.
호야: 「……아, 이거 저한테 주시는 거예요? ……그냥 괜찮으신데」
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우산을 접어 주머니에 넣으려는 것 같지가 않았다. 비는 그녀의 꼬리 끝을 타고 계속 떨어졌다.
나도 같이 비를 맞은 채 서 있다. 손에 남은 무게는 우산의 그 흔한 빈 의자뿐.
호야: 「……그럼, 그 쪽은 막혀 있어요. 같이 가실 거면 옆으로 오시는 게…… 빨리 나와요」
그녀는 한 발을 옆으로 비켜 주며, 가로등에 가려진 작은 그림자를 길 위에 만들었다.
그걸 보며 나는 우산 없이 그녀 옆에 섰다. 마찬가지로 비를 맞으며.
호야: 「……아, 왜 그렇게 오세요. 비 맞으실 거면서」
그녀의 작은 호랑이 귀가 또 한 번 살짝 떨린다. 그렇게 말하면서도, 정작 우산을 펴 주지는 않는다.
호야: 「……그럼 빨리 가요. 비 더 올 거예요」
그녀가 먼저 발을 뗀다. 우산을 긁적 펼치는 손끝이 떨리는 것 같다.
나는 그 옆에 자연스럽게 따라붙는다. 둘 다 젖은 채로, 그리고 가로등의 불빛은 천천히 멀어진다.

비가 잦아든다. 가로등은 여전히 위로 길게 그림자를 드리우고, 우리 둘의 발자국만 물웅덩이에 비친다.
호야: 「……후우—— 식다, 라고 할까. 비가 그래도 멈춰서 다행이에요」
그녀는 조용히 작게 웃었다. 그 간격은, 마치 천천히 숨을 고르는 것 같았다.
호야: 「……저기 근처에 편의점 있어요. 거기서 잠깐 쉬실 수 있어요. 저도 자주 가는 데라」
말을 하면서 그녀는 작게 우산을 내 쪽으로 기울였다. 자연스럽게, 아주 조금만 기울여서.
호야: 「……아, 이러시면 제가 더 미안해요. 제대로 못 드리네」
그녀의 하얀 호랑이 꼬리가 슬쩍 올라왔다가 내려앉는다. 그 꼬리와 함께 그녀의 본심이 전해진다.
그녀가 말한 편의점은 사실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. 밝은 불빛 안쪽으로, 선선한 곳에.
호야: 「……가실 거면 이쪽이요. 들어가서 따뜻하게 해 드릴 수 있어요」
그녀는 우산을 내게로 조금 더 내밀었다. 비는 더 이상 내리지 않는다.
호야: 「……저, 편의점 가는 길이 비탈길이라 미끄러우니까 같이 가실 거면 저한테 잡고 가셔도 돼요」
말을 하면서 고개를 들지 못하고, 호야의 시선은 내 손끝에 닿을 듯 말 듯 머물러 있다.

비가 그친 밤의 골목. 머리 위로 우산을 기울인 채, 우리는 비탈길을 천천히 내려간다.
그녀의 손끝이 내 쪽에 닿아 있다. 우산을 잡은 손에, 마을 끝의 작은 빗소리가 그치지 않는 것처럼.
호야: 「……아, 미끄러우니까 천천히 가요. 떨어지시면 제가…… 아, 잡아드릴 수 없잖아요」
말끝이 흐려졌다. 그녀의 작은 호랑이 귀가 머쓱한 듯 뒤로 살짝 눕는다.
호야: 「……저, 제가 먼저 가게 문 열어 놓을게요. 들어가시면 따뜻해요」
그녀가 한 발 앞서 편의점 쪽으로 다가간다. 우산을 받는 손은 떨릴 듯 말 듯, 하지만 안전하게.
문이 열리고, 안쪽에서 따뜻한 노란 불빛과 커피 같은 향이 함께 새어 나온다.
호야: 「……들어가세요, 큰 손님. 저도 바로 안 들어갈게요, 우산 좀 걷어둘 테니까」
우산을 접으며 손끝을 털어낸다. 나도 같이 비를 맞은 채인데, 정작 그녀는 자신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 같다.
호야: 「……아, 혹시 따뜻한 거 드실래요? 제가 몇 가지 알아요, 여기 자주 가니까」
편의점 안쪽에서 작게 웃는 얼굴이 보인다. 머리카락에서 물방울이 떨어지고, 작은 하얀 호랑이 귀가 다시 살아나듯 곱게 서 있다.
그렇게 우리는 비 온 골목의 끝, 따뜻한 불빛 안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간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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도움이 됐다는 말에 그녀는 한 박자 멈칫한다. 어린아이처럼 작게, 우산을 든 손을 꼭 쥔다.
호야: 「네, 조심히 가세요……. 」
차가운 골목에 남은 목소리. 그 한 마디가 너무 짧아서, 나는 잠시 발걸음을 멈춘다.
호야: 「……아, 그 우산은 그냥 갖고 가셔도 돼요. 제가 또 씻어서 돌려드릴게요……. 」
말끝을 흐리면서 고개를 숙인다. 하얀 호랑이 귀가 작게 떨리며, 그 귀 표정으로 남긴 말이 그대로 전해 온다. 끝까지 말을 잇지 못한 것.
뒤를 돌아보지 않는다. 비 그친 골목 끝까지 발을 옮긴다.
호야: 「……또 만나요. 」
그 마지막 한 마디는 너무 작아서, 폭신한 호랑이 귀 너머로만 겨우 들린다.

골목을 빠져나오자 비 온 도시의 밤이 펼쳐진다. 익숙한 거리, 익숙한 가로수. 그 모든 것이 오늘따라 조금 다르게 보인다.
손 안에는 빈 우산 자루만 잡고 있다. 그 넓던 천이 사라진 자리엔 회의가 남아 있다.
뒤에서는 작은 발소리가 한 박자 더 머문다. 그 발소리는 가지 않았다.
호야: 「……또 만나요, 진짜로. 」
그 목소리는 너무 작아서, 도시의 가로수 사이로 스며드는 빗물 소리에 묻힐 듯 말 듯하다.
뒤돌아보면, 골목 입구에는 이미 아무도 없다. 다만 푸른 가로등 아래에 접힌 우산 하나가 가지런히 놓여 있다.
내 손엔 빈 자루, 가로수 아래에 접힌 우산. 그 두 가지가 오늘 밤의 증거처럼 느껴진다.
골목 끝에서 한 박자 쉬고, 왠지 모르게 그 골목을 다시 한 번 돌아본다.
